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 자연의 대서사시 줄거리 정리

1. 시작 – 콩코드 숲으로

1845년 7월 4일, 하버드 대학 출신이지만 안정된 직장을 거부하고 목수일과 측량일로 생계를 유지하던 그는 매사추세츠 콩코드의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친구 랠프 왈도 에머슨이 소유한 땅 한 모퉁이, 월든 호수 북쪽 기슭에서 직접 도끼를 들어 나무를 베고 통나무집 한 채를 지었습니다. 건축 비용은 총 28달러 12센트 반. 판자 8달러, 벽돌 4달러, 못 4달러가 주요 지출이었습니다. 당시 하버드 기숙사 한 방의 연간 임대료가 30달러였으니, 평생 거주할 집을 1년 방세보다 싸게 지은 셈입니다.

2. 대작의 탄생

2-1. 숲 생활의 경제학

이 작품은 총 18개 장으로 구성됩니다. 첫 장 ‘숲 생활의 경제학’에서는 집 짓기와 농사 경험을 상세히 기록하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자급자족하는 방식을 제시합니다. 땅을 개간하고 강낭콩을 심어 수확했으며, 그 과정에서 들어간 씨앗값, 농기구 비용, 수확량까지 장부처럼 꼼꼼히 적었습니다.

‘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하여 살았는가’라는 두 번째 장에서 핵심 철학이 등장합니다. 신중하게 살기 위해, 인생의 본질적 사실만을 직면하기 위해, 죽을 때 내가 살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않기 위해 숲으로 왔다고 고백합니다. 대부분의 인간이 조용한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허비한다고 비판하며, 단순화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2-2. 독서

‘독서’ 장에서는 호메로스와 고전 작품 탐독의 즐거움을 묘사합니다. ‘숲의 소리들’에서는 새벽 호수에 비치는 햇살, 나뭇가지 사이로 들리는 바람 소리, 밤에 찾아오는 올빼미와 여우 울음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계절마다 변화하는 풍경, 호수 표면에 일렁이는 물결, 물고기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순간 하나하나가 생생히 기록됩니다.

2-3. 고독

‘고독’ 장은 혼자임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이 1마일 이상 떨어져 있었지만, 그는 외롭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시의 군중 속에서 느끼는 고독이 더 깊다고 역설합니다. ‘방문객들’에서는 간혹 찾아오는 친구들, 철학자, 농부, 나무꾼과의 대화를 담았고, ‘콩밭’에서는 매일 아침 잡초를 뽑고 땅을 돌보는 노동의 가치를 성찰합니다.

2-4. 마을

‘마을’ 장에서는 이따금 콩코드 시내로 나가 식료품을 사거나 소식을 듣는 경험을 묘사합니다. 실제로 그는 완전히 고립되지 않았고, 주 1-2회 정도는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세금 납부를 거부해 하룻밤 감옥에 갇힌 일화도 이 장에 나옵니다.

2-5. 호수

‘호수’ 장은 이 작품의 백미입니다. 사계절 동안 관찰한 월든 호수의 모습을 시적으로 그려냅니다. 맑은 날 호수 바닥까지 보이는 투명함, 수면에 비치는 구름과 나무 그림자, 파도가 만드는 무늬, 물의 색깔이 빛에 따라 변하는 양상을 세밀히 기록했습니다. 겨울철 호수가 얼 때의 균열음, 봄에 얼음이 녹으며 깨지는 소리까지 귀를 기울입니다.

2-6. 베이커 농장

‘베이커 농장’에서는 산책 중 만난 아일랜드 이민자 가족을 통해 가난과 노동의 문제를 고찰합니다. ‘보다 높은 법칙들’에서는 육식과 채식, 야생성과 영적 순수함의 관계를 탐구하며, 점차 채식주의로 기울어가는 자신의 변화를 기록합니다.

2-7. 이웃의 동물들

‘이웃의 동물들’에서는 다람쥐, 토끼, 산새들과의 조우를 재미있게 서술합니다. ‘집에 불 때기’에서는 겨울을 대비해 장작을 패고 난로에 불을 지피는 과정을, ‘전에 살던 사람들 그리고 겨울의 방문객들’에서는 과거 이곳에 살았던 흔적들과 혹독한 겨울날 찾아온 손님들을 회상합니다.

2-8. ‘겨울의 동물들’, ‘겨울의 호수’ 등

‘겨울의 동물들’, ‘겨울의 호수’에서는 눈 덮인 숲과 꽁꽁 언 호수의 장관을 묘사합니다. 얼음 두께를 재고, 물고기가 얼음 아래서 어떻게 생존하는지 관찰하며, 혹한 속 동물들의 생태를 기록합니다.

‘봄’ 장은 가장 아름다운 부분입니다. 얼음이 녹기 시작하고, 첫 새싹이 돋아나며, 철새들이 돌아오는 광경을 환희에 찬 필치로 담았습니다. 해빙기에 호수 얼음이 우르르 무너지는 순간, 대지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은 부활의 은유이기도 합니다.

2-9. 맺는말

마지막 ‘맺는말’에서는 2년 2개월의 실험을 정리합니다. 1847년 9월 6일, 그는 숲을 떠났습니다. 또 다른 삶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각자는 자기만의 북소리에 맞춰 걸어야 하며,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며 끝을 맺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단순한 일기가 아닙니다. 자연 관찰 기록이자 경제 실험 보고서이며, 동시에 정신적 자서전입니다. 물질주의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함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만이 진정한 자유를 준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계절의 순환과 함께 서술이 진행되며, 봄에서 시작해 겨울을 거쳐 다시 봄으로 돌아오는 순환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20세기 미소설의 정점에 선 ‘월든(Walden)’, 이 계절에 어울리는 책 한권이 아닐까 합니다.

자 책 한잔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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