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나선> 히가시노 게이고, 갈릴레오의 진짜 비밀

투명한 나선 북커버
투명한 나선 북커버

1. 작품 기본 정보

1996년 일본에서 처음 연재를 시작한 갈릴레오 시리즈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았고, 누적 판매량은 1600만 부에 이릅니다. 그 긴 세월 동안 유카와는 늘 사건을 해결하는 쪽이었지, 자신의 사연이 조명된 적은 없었습니다. 이 작품은 바로 그 공백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국내에는 북다 출판사에서 김선영 번역가의 손을 거쳐 2026년 7월 13일 출간됐습니다. 이번 판본에는 갈릴레오 시리즈 최초로 특별기획 단편 ‘겹치다’가 함께 실렸는데, 장편과 단편이 한 권에 묶인 것도 시리즈 사상 처음이라고 합니다.

2. 줄거리 — 지바현 바다에서 시작된 사건

이야기는 도쿄 인근 지바현 바다에서 등에 총상을 입은 남성의 시신이 떠오르며 시작됩니다. 죽은 남성을 실종 신고했던 동거 여성은 마치 증발하듯 자취를 감추고, 사건을 맡은 형사 구사나기우쓰미 가오루는 그녀의 행방을 쫓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두 형사는 뜻밖의 이름과 마주칩니다. 실종 여성과 가까웠던 그림책 작가의 참고 자료 목록에서, 대학 시절 구사나기와 인연이 있던 물리학 교수 유카와 마나부의 이름이 튀어나온 것입니다. 구사나기는 곧장 유카와를 찾아가지만, 정작 그가 요코스카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님을 모시며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먼저 놀라게 됩니다. 처음에는 수사 협조를 거절하던 유카와도,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에 관여하겠다고 나섭니다.

3. 사건 해결 과정 자세히 보기

3-1. 신원 확인과 첫 번째 미스터리


해상보안청 헬기가 발견한 표류 시신은 등에 남은 총상으로 타살임이 확실시되고, 전국 실종 신고와 대조한 끝에 피해자는 영상 관련 프리랜서로 일하던 남성으로 밝혀집니다. 그런데 그의 실종 신고를 낸 동거 여성에게 연락을 취하려 하자, 그녀 역시 신고를 낸 지 사흘 만에 갑자기 휴직을 신청하고 자취를 감췄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3-2. 사라진 여성의 뒤를 쫓다


실종된 여성의 집에서 생필품이 대부분 사라진 것을 발견한 형사들은 그녀가 스스로 도망친 것이라 확신합니다. 방에서 발견된 그림책 세 권을 단서로, 여성이 어릴 적부터 친딸처럼 따르던 나이 지긋한 그림책 작가의 존재를 알아내고, 방범 카메라를 통해 두 사람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3-3. 뜻밖의 이름, 유카와 마나부


그림책 작가의 작품 참고 문헌 목록에서 유카와 마나부의 저서 제목이 발견되며 수사에 돌파구가 열립니다. 구사나기는 유카와를 찾아가지만, 그가 요코스카 부모님 집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에 먼저 당황합니다.

3-4. 두 갈래로 나뉘는 수사선


피해 남성의 통화 기록에서 긴자의 한 클럽 마담과의 연락이 포착됩니다. 마담은 실종 여성을 호스티스로 스카우트하려다 피해 남성이 거액을 요구해 포기했다고 진술하지만, 그녀가 실종 여성의 꽃가게에 다녀간 사실을 숨긴 정황이 드러나며 용의선상에 오릅니다. 동시에 유카와와 우쓰미는 그림책 작가의 과거 거주지를 탐문해, 그녀가 실종 여성 모녀를 오랫동안 친가족처럼 챙겨왔다는 사실과 은신처로 의심되는 리조트 아파트를 찾아냅니다.

3-5. 놓친 흔적과 좁혀지는 포위망


형사들이 도착했을 때 두 여성은 이미 떠난 뒤였지만, 남겨진 흔적과 방범 카메라 영상이 결정적 단서가 됩니다. 이 무렵 수사 정보가 외부로 새고 있다는 의심이 짙어지고, 그 인물이 유카와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구사나기와 유카와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3-6. 진실 앞에 선 유카와


사건의 실마리를 가장 먼저 알아챈 것은 경찰이 아니라 유카와였습니다. 그는 오래전 한 여성이 경제적 이유로 갓난아이를 시설 앞에 두고 떠나야 했던 과거의 사연과, 눈앞의 살인 사건이 하나의 뿌리에서 뻗어 나온 일임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뿌리가 자신의 출생과도 맞닿아 있다는 사실까지 받아들이게 되지요. 진범이 누구를 지키기 위해 그런 선택을 했는지, 유카와가 마지막에 무엇을 고백하는지는 소설의 가장 뭉클한 순간이기에 여기서는 접어두겠습니다.

4. 두 여인, 그리고 나선의 의미

사건의 진짜 열쇠는 70대의 두 여성이 쥐고 있습니다. 한 명은 클럽의 마담, 또 한 명은 그림책 작가. 시대를 거슬러 오래전 어느 시절, 가족을 위해 힘겹게 살아가던 한 남편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겨진 젊은 아내가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못해 시설에 맡기는 과거의 사연이 겹쳐지며, 현재의 사건과 서서히 맞물려 갑니다.

제목 ‘투명한 나선’의 ‘나선’은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투명한’은 명확하지 않은 혈연관계를 뜻한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표지 역시 검은 바탕에 붉은 장미가 놓인 디자인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전작 <용의자 X의 헌신>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합니다. 두 작품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벌어지는 자기희생이라는 정서를 품고 있어, 오래된 팬이라면 묘한 기시감을 느낄 법합니다.

5. 유카와 마나부, 처음으로 인간이 되다

시리즈 초반 삼십 대 부교수였던 유카와는 이제 오십을 넘긴 정교수가 됐습니다. 그동안 비논리적인 것을 싫어하고 약간은 괴팍하기까지 했던 이 캐릭터가, 이번 작품에서는 부모를 간병하는 아들의 얼굴, 한때 사랑했던 여인이 있었던 남자의 얼굴로 그려집니다.

과학적 트릭보다 인간의 사연에 무게를 둔 전개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유카와라는 인물의 안쪽을 처음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리즈 팬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6. 그가 남긴 다음 이야기

<투명한 나선>이 갈릴레오 시리즈의 전환점이었다면, 곧이어 일본에서 출간될 유작 <영원의 기억>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남긴 마지막 이야기이자 갈릴레오 시리즈의 완결편이 됩니다. 작가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원고를 붙잡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유카와가 오랫동안 지켜온 비밀 하나가 열린 이 작품은, 그래서 단순한 신작 이상의 무게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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